가을밤 ‘달콤한 하모니’…사랑을 속삭이세요
크로스오버로 꾸미는 ‘시월에…’ 빅4 인터뷰
요즘 같은 날씨면 정말 시월에 눈이라도 내릴 것 같다. 하나 확실한 건 이번 주말 눈내리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다. 올해로 열번째를 맞는 ‘시월에 눈내리는 밤’ 콘서트가 30~31일 서울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연인들을 위한 로맨틱 콘셉트의 정기 공연으로, 절정에 이르러 인공눈이 흩뿌려질 때면 여기저기서 입맞춤과 사랑고백이 이뤄지곤 한다. 이번엔 특별히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배우, 대중음악 가수들이 어우러지는 ‘크로스오버’ 무대를 마련한다. 윤종신, 박정현, 뮤지컬 배우 홍광호,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서희태 지휘자 등 출연진 네 명을 25일 저녁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수 윤종신 “딱 반보 앞서는 음악 하고파”
가수 박정현 “학업 마치고 무대 복귀 설레어”
뮤지컬 배우 홍광호 “박정현과의 듀엣, 엄청난 영광”
지휘자 서희태 “클래식계 이단아지만 재밌어”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대중음악 공연을 하는 걸 두고 클래식 음악계에서는 이단아로 취급해요.
하지만 저는 이런 작업이 참 재밌어요. 대중의 환호에 매력을 느끼거든요.”
서희태 지휘자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예술감독을 맡으면서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주인공 김명민은 그를 실제 모델로 삼고 연기했다. 서 지휘자는 “드라마 작업 이후 대중이 뭘 원하는지 알게 됐다”며 “이를 계기로 대중음악·영화음악·재즈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 연주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했다.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차이는 단지 시간의 흐름에서 오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코드 진행 같은 걸 보면 유사점이 많죠. 물론 유행가는 대중음악과 다릅니다. 유행가는 잠깐 유행하고 사라지는 거지만, 대중음악은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오래갈 수 있거든요. 윤종신씨 노래 보세요. 시간이 흘러도 오래도록 사랑받잖아요.”
그는 이번 공연에서 영화 <미션> 주제곡 ‘가브리엘스 오보에’ 등 연주곡과 홍광호와의 협연을 준비하고 있다. 홍광호와는 이전에도 호흡을 맞춰본 적 있는 그는 “광호씨라면 안심이 돼요. 리허설 안 해도 될 정도죠”라며 웃었다.
뮤지컬 <명성황후> <미스 사이공> <스위니 토드> 등을 거쳐 2008년 <지킬 앤 하이드> 주연을 맡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한 홍광호는 지난해 <오페라의 유령> 최연소 팬텀 역을 맡으며 스타 반열에 올랐다. ‘미친 가창력’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춰 드라마 <선덕여왕> 주제가 ‘발밤발밤’을 부르기도 했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배역으로 서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번 무대에선 온전히 저 홍광호로 서서 노래하는 거니까 어색할 수도 있지만 재밌을 것 같아요.”
홍광호는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등을 부를 예정이다. 박정현과 듀엣으로 영화 <물랑루즈> 삽입곡 ‘컴 왓 메이’를 부르는 순서도 마련한다.
“어릴 때부터 박정현씨 팬이었어요. ‘피에스 아이 러브 유’, ‘나의 하루’ 같은 곡을 하루 종일 들은 기억이 나요. 그런데 이번에 같이 노래한다니 저로선 엄청난 영광이죠.”
“저도 홍광호씨 얘기 많이 들었어요.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박정현이 수줍은 미소를 머금은 채 입을 열었다. 활동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가 남은 학업을 마친 뒤 지난 5월 돌아온 그는 “음악을 하면서도 늘 공부에 대한 미련이 있었는데, 이제 대학 졸업이라는 인생의 한 가지 목표를 이뤄 뿌듯하다”고 했다.
“돌아와서 처음으로 서게 된 무대가 ‘시월에…’여서 다행이에요. 전에도 두 차례 이 무대에 서봤는데, 매번 너무 재밌고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고요.”
그는 ‘꿈에’, ‘그 바보’, ‘피에스 아이 러브 유’ 등 사랑 노래들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홍광호와의 듀엣에 대해 설레어 했다.
“여러 남자 가수들과 듀엣을 많이 해봤지만, 이번이 특히 기대돼요. 뮤지컬 노래를 너무 해보고 싶었거든요.
뮤지컬 영화 삽입곡을 제가 골랐는데, 홍광호씨도 좋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박정현은 윤종신과의 듀엣 무대도 예정돼 있다. 윤종신 7집 <후반>에서 함께 불렀던 ‘우둔남녀’로 오랜만에 다시 한번 입을 맞춰보기로 한 것이다.
“정현이는 정말 아끼는 동생이에요. 1집 때부터 제가 곡을 많이 줬죠. 듀엣을 하는 건 정말 오랜만인데, 연습 좀 하면 예전 분위기가 나오겠죠.”
자신이 운영하는 음반제작사 단합대회에 갔던 윤종신이 뒤늦게 합류했다. 지난 4월부터 매달 <월간 윤종신>이라는 제목의 디지털 싱글을 발표해온 그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케이> 출연자 강승윤이 불러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곡 ‘본능적으로’도 원래 이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의 발표곡에다 신곡 네 곡을 더해 정규 앨범 ‘행보 2010 윤종신’을 28일 발표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신곡들을 들려줄 계획이다.
서 지휘자가 앞선 인터뷰에서 “윤종신씨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사랑받는다”고 한 말을 전해주자 그는 “그거야말로 제 꿈인데, 그렇게 평가해주시니 너무 고맙다”며 웃었다.
“저는 ‘통속적’이라는 말을 안 싫어해요. 대중음악은 그 시대를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시류를 반보 앞서가느냐, 뒤에서 쫓아가느냐의 차이죠. 더도 말고 딱 반보만 계속해서 앞서가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친 이들은 꽤 늦은 시간임에도 근처 연습실로 향했다. 윤종신, 박정현, 홍광호 셋이서 함께 부를 ‘웬 아이 폴 인 러브’ 연습을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시월에…’ 공연에는 이들 말고도 신승훈과 ‘슈퍼스타 케이2 4인방’ 허각·존 박·장재인·강승윤이 출연한다. 쌀쌀한 밤공기를 음악이라는 마법으로 훈훈하게 덥히겠다고 이들은 벼르고 있다.
1544-6399.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기사링크 : http://www.hani.co.kr/arti/culture/music/445764.html
+) 시월에 콘서트 트위터와 공식홈피에 올라온 'When I fall in love' 연습 사진 같이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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